백제도 망했다? 43

제43화 무덤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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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자 웹툰,웹소설
강사명 입센
수강일수 180일

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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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43화


 무덤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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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열왕은 경우를 흠운이 묻힌 자리에 가묘를 쓰도록 명했고

 그에게 대나마를 추증하는 동시에 유가족에게 즉,

 그의 부인 선례 공주에게 후한 예물을 내렸다.


 백성들은 경우와 흠운을 위한 제사를 지냈다.

 군사들의 모자에는 이례적으로 흰 깃이 달렸고

 절이란 절에서는 모두 붉은 연등을 달았다.


 그 후.

 누가 만들었는지 모르는 노래가 진중에,

 군중에 불리워졌다.


 일부러 그 노래를 만든 사람이

 조정의 대나마 이오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원광이 화랑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일부러 만들었다고 하지만

 그것을 정확하게 아는 사람은 없었다.


 누가 그 노래를 만들었건간에

 그 노래를 모르는 사람은 신라에는 거의 없었다.


 당연히 흠운과 경우의 이름은 멀리

 백제나 고구려 사람들까지도 알고 있었다.

 삼국 모두의 조정과 왕들은

 장군들 마저도 그들을 전설로 여겼다.


 그들은 그들이 처음 맹약한 대로

 후세 사람들에게 이름을 남기는

 참다운 화랑이 되었던 것이다.


 초겨울.

 아래로 보이는 마을에는 또다시

 저녁 여기가 오르고 있었다.


 아이들이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때 이른 눈발이 두 개의

 무덤 주위를 덮고 있었다.


 그곳에 두 사람이 있었다.

 전밀법사와 선례였다.


 낭당대감 흠운,

 낭당대감 경우,


 천년 느티나무로 만든 묘비 위로

 대나무를 타고 아이들이 부르는

 노래소리가 바람에 실리고 있었다.


 신라의 화랑출신

 귀골의 김흠운은

 비단옷 밤길가듯

 어둔밤 양산벌에

 이름과 목숨버린

 피로서 꽃피었네

 뒤따라 경우용자

 외로운 양산벌에

 두송이 피었으니

 홀로는 울지마라

 신라의 두견새야

 이름난 당신들도

 목숨의 밤이슬로

 죽어서 꽃폈는데

 어찌해 우리모두

 욕되게 살까보냐

 우리도 혼이되어

 당신들 위로하리


 짙어진 땅거미 속으로 점점 거세어진

 눈발이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전밀법사는 두 개의 무덤을 마주하여 좌정하고,

 선례는 그 뒤편에 서서 허리를 굽히고 서 있었다.


 "억울합니다."

 "너무 억울합니다.”


 "어디로 가시는지요?"

 "갈 곳이 없습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스님, 신라를 떠날 것입니다."

 "그럼 저하고 산으로 가시지요?"

 "산도 싫습니다. 이름없는 아낙으로 살고 싶습니다."

 "그렇다면 알겠습니다."


 혜선사가 빙긋 웃었다.

 선례가 먼저 두 무덤 주위를 돌아가며

 합장을 하고 있었다.


 전밀법사 또한 그 뒤를 따라 돌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에게는 목탁도 없었다.

 염주도 목에 걸지 않았다.

 물론 합장도 하지 않았다.

 다만 나지막하게 말했다.


 바로 저 노래 때문이었을거요.

 눈발 속에 흩어져 내리는 저 노래 때문에

 내가 부처가 되겠다고

 이렇게 생발버둥을 치는 것이나

 이들이 활을 메고

 칼을 휘두른 것이나

 별반 무엇이 다르겠소

 모두 거북의 털, 사람의 꼬리를

 찾는 것이나 한가지로

 뜬 구름 밑의 허상이 아니겠소.

 떨어지면 녹아 내리는 저 눈발처럼


 아이들의 노래도 끝나고

 전밀법사와 선례의 무덤돌이도 끝났다.


 아무 일도 없었다.

 아무 일도 없었다.

 

 밤새가 울고 있었다.

 밤새가 울고 있었다.

 완전한 어둠.


 그런데 그가 살아 있었다.

 흠운 대장군.

 비록 지금은 연로해서 전장에는 나설 수 없지만

 몇 개의 가야를 평정한 인물.


 그 전략과 무예는 천하제일.

 인품 또한 나무랄 데가 없었다.

 왕조차 함부로 하지 못했던 명장 중의 명장.


 분명 경우에게 죽은 그가 살아있었다.

 흠운과 경우의 마지막.


 "누구냐?"

 "......!."

 "잘 알고 있을 것 아닌가?"

 "날 죽이고 싶은가?"

 

 그러나 경우는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흠운 또한 경우의 본심을 알고 있었다.


 "이 세상 아무도 모르게 해주게."

 "......!."


 그러나 늘 그렇듯 은밀한 것이란

 꼭 보는 사람이 있있다.


 그것이 세상 인연사.

 그 참단한 모습을 지켜보는 화랑이 있었다.

 최연소 화랑 길상이었다.


 칠흑의 밤.

 길상은 함부로 나설 수 없는 자리였다.

 더구나 흠운은 누구보다도 길상을 아꼈다.


 흠운과 경우.

 어린 길상에게 그들은 지상 최고의 존재였다.


 "선례를 부탁하네!"

 "......!."


 그리고.

 끝.


 여럿의 복면들과 경우가 돌아가고 난 다음.

 길상은 오열했다.

 그러나


 으흐!

 움찔움찔!.


 흠운의 목숨이 붙어있었다.

 흠운이 죽을 힘을 다 해

 길상의 귀에 무언가를 속닥였다.

 길상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후.

 정말 아무도 모르게 길상은 흠운의 시체?를

 완벽하게 처리했다.


 흠운의 내상은 보통사람이면 이미 저승.

 그리고 흠운은 영원히 사라졌다.


 "그게 사실인가?"

 "제가 수습했습니다."

 "그렇다면 어디에?"

 "대장군님 그건 낭당대감과 저와의 약속입니다."

 "이해하지. 아무렴. 죽을 때까지 자네만 말고 있게."

 "이 세상 그 누구에게도 발설하시면 안 됩니다."

 "여부가 있나."

 "그 분을 특사로 파견하십시요. 삼국 백성들의 편함을 위해서라면 또 다시 목숨까지 흔쾌히 내놓을 분. 그 분이라면 무달이나 제신 또한 듣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전설이 따로 있나?"
"삼국 모든 장수들의 표상입니다."

 "그러나 그 맹장을......"

 "신라를 위해서라면 열 번이라도 목숨을 내놓을 분입니다."

 "잘못되면......??"

 "흠운 대장군님의 명예에 먹칠을 하게 되겠지요."

 "그걸 승락할까?"

 "나라의 운명이 달린 일입니다. 또한 그 분은 이미 세상에 뜻이 없는 분입니다. 그 분은 전쟁없는 세상을 원합니다."

 "알고 있네."

 "그래서 무달과 제신을 설득할 수 있습니다."

 "그 분을 다시 이 전쟁에 끌어들인다면?"

 "대장군님. 흠운 대장군님은 .오래 전에 신라 장수가 아닙니다. 그 분은 그 어느 나라에도 속하지 않는 분입니다. 특히 화랑이란 그 자체를......."

 "알고 있지. 혜선라 전밀법사님의 자제가 아니던가? 왕과 조정이 가장 싫어하는?"

 "그러나 일반 민중들은 다릅니다. 대장군, 진인사대천명 아니옵니까? 이제 그 모두를 지켜볼 수밖에요."

 "다녀오겠나?"

 "그 분은 대장군님의 청이면 들으실 겁니다."

 "꼭 한 번 뵙고 싶네."


 산길의 밤.

 급하게 말을 달리는 길상.

 아리수 강가.


 홀로 낚시를 하고 있는 흠운.

 백발이 휘날린다.


 소리 없이 다가가는 길상.

 읍을 했다.


 "대장군님!"

 "??"

 

 길상과 흠운이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얼마 후.

 

 아리수로 가는 숲길.

 함께 말을 달리는 길상과 흠운.




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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